여행? 힐링? 이상하게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. 아이들을 낳은 후 여행은 무늬만 여행일 뿐, 여행을 가장한 장시간 노동에 가까웠다. 그것도 돈을 쓰면서 힘은 힘대로 쓰이는 노동 말이다. 물론 사진은 아름답게 남았다. 하지만 사진 속의 나는 아이들을 신경 쓰고, 입맛에 잘 맞지 않는 음식에 질리고, 잘하지 못하는 운전을 하느라 지친 기색 따윈 싹 지운 채 웃고 있을 뿐이다.
부모가 된 이들은 내 마음을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.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힐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. 그래도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머릿속에 지우개가 들었는지 아이들과 어디를 가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눠본다. 내 힘듦보다는 아이들 기억 속에 하나라도 더 많은 경험을 남겨주고 싶은 이유다.
그러다 문득 ‘혼자 여행을 가본 적이 있었나?’ 물음이 들었다. 학생의 신분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채 결혼했고, 또 후에는 아이들을 낳느라 혼자만의 여행은 꿈도 꿀 수 없는 사치였다.
혼자만의 여행… 바로 이거다 싶었다. 혼자 떠나는 여행으로 그 ‘힐링’이라는 실체를 느끼고 싶었다. 그러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.
‘난 운전을 잘 못하니깐 먼 데로 갈 수가 없는데?’
‘그럼 가까운 데로 가봐?’
‘대구 안에서 쉽게 떠나는 골목길 여행? 어머, 나 천재 아니야?’
이렇게 두 아이의 엄마 사람인 난 대구 골목길 여행을 계획하고, 햇빛이 작열하는 8월의 어느 날, 폭염의 대명사 대구 골목길 여행을 떠났다.
지은이: 이소희
강연 작가, 책속의 글 대표
10년 동안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공부하는 일을 해왔다. 코로나19로 수업이 중단되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시간을 겪어야 했다. 그러다 읽고 쓰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나 자신을 문득 떠올리게 되었다.
지금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글쓰기에 힘을 쏟고 있다. 읽는 이에게 진정성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애쓰는 중이다. 글은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.
●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석사
●초, 중, 고 국어교육 10년
독서/역사논술 지도 6년
한국작가협회 공식 윤문 작가
각종 기관 글쓰기 강의/ 작가와의 만남 진행
●청소년 소설 <수상한 인스타그램: 비밀방에 초대합니다> 외 7권